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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나씩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 책을 읽고 느꼈던 것을 같이 공유하고 싶습니다. 시간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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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학에서 시를 전공했고 일본에서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후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회사'하드웍스'를 설립해서 일하고 있다. 고독사, 자살이 일어난 장소를 청소하는 일을 한다. 그 외 쓰레기가 가득차 있는 집이나 오물이 가득한 곳 등도 청소한다. 웬만해서는 거절하지 않고 어려운 청소를 다 하는 것 같다. 그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감정을 글로 남겨 이 책이 만들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는 상태에서 떠나간 사람들에게 저자의 마지막 청소가 그들을 위로해 주는 것같아서 나도 위로받는다.  

 

48쪽 어차피 지갑이 홀쭉하나 배물러 터지나 지금 웃고 있다면 그 순간만은 행복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65쪽 내가 이곳에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이고, 지금 나는 무엇을 발견하려고 하는가?

       그는 왜 나라는 인간에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굳이 낸 판단의 사슬에 그를 옥죄어야만 하는가?

 

80쪽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 속담 뒤에 스며 있는 명예 지상주의와 지독한 인간 본위의 세계관이 늘 못마땅했다. 이름과 가죽을 남기는 일 따위가 죽음 앞에서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동물은 인간의 노리개나 한낱 장식품이 되고자 존재하지 않는다.

 

85쪽 "모든 존재는 그대로 존귀하다. 그 순간만이 우리에게 천국을 열어준다"라고...

 

91쪽 서가는 어쩌면 그 주인의 십자가 같은 것은 아닌지. 빈 책장을 바라보자면 일생 동안 그가 짊어졌던 것이 떠오른다. 수많은 생각과 믿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인생의 목표와 그것을 관철하고자 했던 의지, 이끌어야 했던 가족의 생계, 사적인 욕망과 섬세한 취향, 기꺼이 짊어진 것과 살아 있는 자라면 어쩔 도리가 없이 져야만 했을 세월.

 

101쪽 이 집을 치우며 지독한 고독을 보았다면 그것은 결국, 내 관념 속의 해묵은 고독을 다시금 바라본 것이다. 이 죽음에서 고통과 절망을 보았다면, 여태껏 손 놓지 못하고 품어온 내 인생의 고통과 절망을 꺼내 이 지하의 끔찍한 상황에 투사한 것일 뿐이다. 젊은 나이에 미쳐서 스스로 돌보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한 불행한 남자를 보았다면, 마치 인생의 보물인 양 부질없이 간직해온 내 과거의 불행함을 그ㅡ 남자에게 그대로 전가하고는, 나는 결백하답시고 시치미 떼고 있을 뿐이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바라보듯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이 지하 방에 관해 알게 된 유일한 진실이다.

 

109쪽 그 누구라도 자기만의 절실함 속에서 이 세계를 맞닥뜨린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128쪽 이곳을 치우며 우연히 알게 된 당신의 이름과 출신 학교, 직장, 생년월일이 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그것은 당신에 대한 어떤 진실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집을 치우면서 한 가지 뚜렷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당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향한, 이곳에 남은 자들의 마음입니다.

 

 

225쪽 어쩌면 돈이란 전산 상에서는 숫자에 불과하고, 현실 생활에선 그저 일정한 크기로 썰어놓은 얇은 종잇조각일 뿐이지만, 진실을 자백하길 강요하는 몹쓸 부적이라도 된 것 처럼 그 앞에서 수많은 인간이 무릎을 꿇고 저열한 속내를 숨기지 못한다.

Posted by 시간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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