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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나씩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 책을 읽고 느꼈던 것을 같이 공유하고 싶습니다. 시간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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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5.28 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 이 책은 정말 감동이다. 작가님도 감동이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들어가는 글을 읽는데 눈물이 날뻔했다. 어린이책을 편집하고, 어린이 독서교실을 운영하며 이 책을 쓰셨다. 어린이를, 가장 약자가 편하게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누구에게나 좋은 세상일거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너무 좋다. 

약자, 소수자, 어린이, 노인, 장애인,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입양가족, 조손가정, 미혼모가정, 미혼부가정 등 내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는 자가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내가 해봤기 때문에 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 나도 그렇다. 

애를 셋을 키우고 있으면서도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 아이를 한 인격체로 생각하고 대하는 것이 어렵다. 

요즘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던 중 이 책을 만났다. 부모만 아이를 사랑하는게 아닌데 가끔 나를 포함한 부모들은 착각한다. 어른인 우리만 아이를 사랑하고 보살펴주는 것같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를 무한히 사랑한다. 좋아한다. 그 사랑을 받으며 어른도 성장하고, 위로받는다. 코로나를 겪으며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전에 몰랐던 것을 느꼈다. 아이와 이야기하며 웃는 순간들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 삶의 이런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 시간이 흐르면 잡을 수 없는 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아이들이 주는 사랑을 받으며 내가 살아가는 거구나. 내게 큰 힘이 되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성을 성적대상화하는 것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던 내가 어린이를 대상화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반성하게 된 부분이다. 어른들이 어린이를 울리기도, 장난치기도 하는데 아이니까 귀여워서 그런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어른에게 못 할 행동은 어리이에게도 안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되었다. 

 

5쪽 원래는 내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사소하고 싱거운 이야기라도 좋으니 내 생활의 내용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마음만으로 그칠까 봐 블로그도 열고 매주 글을 쓰겠다고 주변에 선언도 했다. 어떤 글이 될지는 모르지만 하루 중 어느 순간이나 요즘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좋아하는 음악이나 그림, 영화나 책에 대해 쓰려고 했다. 무엇이 되었든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세계를 정비하려던 것이었다. 

=> 아실 이 부분은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같아서 이런 생각을 했던 작가님의 시작하는 글이 좋았다. 

 

6쪽 어린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더 고민할 문제들을 어린이를 직접 기르고 가르치는 분들의 몫으로만 떠넘긴 셈이다. 어린이는 누군가의 자녀이고 학생이지만 각자가 우리 세계의 어엿한 구성원이기도 한다는 걸 잘 아면서.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회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 

이 책엔 이런 작가님의 생각이 담겨있다. 아이들을 존중하기 위해 고민하는 작가님이 멋있다. 

모르는 아이들에게 존댓말로 관계를 시작하라고 말씀하신다. 생각해보면 나도 모르는 어른이 대뜸 반말을 하면 속으로 기분이 나쁘지만 참은 경험이 많이 있다. 그런 어른이 나였네? 아이들에겐 그냥 반말을 쉽게 했었다. 

어린이에게 '착하다'라는 말을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32쪽 어른들의 말과 뜻을 거스르지 않는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니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하는 건 너무 위계적이 표현 아닌가. 33쪽 '착하다'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어린이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착한 어린이가 되려고 애쓴다 멍드는 어린이가 어딘가에 늘 있다. 책 모든 부분이 다 좋다. 뒤로 갈수록 더더욱 책이 좋았다. 

 

91쪽 어린이를 만드는 건 어린이 자신이다. 그리고 '자신'안에는 즐거운 추억과 성취뿐 아니라 상처와 흉터도 드어간다.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어린이의 것이다. 나모가 다른 점뿐 아리나 남과 비슷한 점도, 심지어 남과 똑같은 점도 어린이 고유의 것이다. 개성을 '고유성'으로 바꾸어 생각하며서 나는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 순간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간다고 할 때, '다양하다'는 사실상 '무한하다'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201쪽 나는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격차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 그런 영역이 얼마나 많을까? 어린이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여러 소수자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둔감했는지 깨닫게 된다.

212쪽 나는 착하고 귀엽고 예절 바른 어린이만 좋아했던 것이다. 분식집 쟁반에 접시를 정리해 놓는 어린이만을. 이런 태도가 차별과 혐오의 소산이라는 것을 안 뒤에는 의식적으로 어린이의 소음을 무시했다. 기차에서 아기가 울면 ' 아기가 피곤하가 보구나'하고 마았다. <중략> 내가 너무 늦게 갖기 시작한 이런 관용을 조금씩 갖는다면 어린이도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누린 사람이 잘 모르고 경험 없는 사람을 참고 기다려 주는 것. 용기와 관용이 필요하지만, 인간으로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251쪽 만일 그 때 누군가 내게 "글쓰기도 수영처럼 연습이 필요한 거야"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돼. 글은 자기만을 위해서 쓸 수도 있어. 그러면 내 생각을 내가 읽을 수 있거든" "너무 힘들면 쉬었다가 다시 써도 돼. 오늘 쓰고 내일 읽어도 돼"같은 말을 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글쓰기뿐 아니라 삶의 다른 영역에도 작게나마 영향이 있지는 않았을까?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내 삶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는 알 수 없다. 

 

253쪽 "천천히 해" 나는 그 말이 좋았다. 나중에 내가 "천천히 해"라고 말하고 보니 나도 그런 말을 들어 본 사람이었다. 꼭 인생 초기에 자리 잡힌 대로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아게도 해 준다. 반대로 어린이에게 하지 않을 말은 스스로에게도 하지 않는다. 이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래야 나의 말에 조금이라도 힘이 생길 것 같아서다. 일의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을 때 괜찮다고, 과정에서 얻은 것이 많다고 나를 달랜다. 뭔가를 이루었을 때는 마음껏 축하하고 격력한다. 반성과 자책을 구분하려고,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 덕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잘 돌보게 되었다. 

 

"천천히 해"

내가 아이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나 ...난 아이들에게 늘 빨리 하라고 한다. 

그러지 말고 이제는 "천천히 해"라고 말하자. 

Posted by 시간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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