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백상현지음
책이야기 / 2021. 3. 18. 08:37
11쪽 그런의미에서 삶을 여행으로 은유하는 사유는 가장 유치한 오해일 뿐이다. 남들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며, 타자의 인생 여정을 내 안에서 반복하는 우리는 여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을 뿐이다. 내 안에서 반복되는 시간,정지된 시간, 즉 가짜 시간이다.
67쪽 라깡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일 슬픔이 우리의 ‘감정’에 진실한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은 ‘감동’의 카타르시스가 아닌 ‘흔들림’을 통해서일 뿐이라고. 세계라는 스텍타클이 공연되는 장소에서 관객인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슬픔은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것이고, 흔들림 끝에 관객석의 고정된 자리에서 이탈하게 되는 것이라고.
75쪽 엠마 보바리는 인생의 환멸로부터 도피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생이 드러내는 환멸을 잊기 위해, 그로부터 밀려오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의 무게에서 달아나기 위해, 우리는 환상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 머물기를 선택한다.
88쪽 진리는 절차이지 실체가 아니다. 진리는 추구되는 것이지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것을 이미 찾아냈고 실현했다는 믿음 속에서 진리의 추구을 멈추거나 소홀히 하는 순간 진히는 소멸해버리고, 환상이 대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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