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박웅현-
여덟 단어 - 박웅현-
나는 요즘 한참 20대 청년들이나 10대 청소년이 해야 할 고민을 깨어있는 시간 내내 하고 있다.
'내가 진짜 좋아 하는 일이 뭘까?' 에 대한 고민이다. 어려서 부터 타인의 칭찬과 기대에 맞춰 공부하고 결과를 받아들고 기뻐하거나 우울해하다 다시 시험에 맞춰 공부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직장인이 되어 있고 아이 엄마가 되어 있었다. 내 생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늘 주위의 반응을 살피며 살았던 것 같다. 한 번도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도 못해봤다. 다 그렇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는 순간 '내가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적인 삶, 남편, 세 아이들이 있어 남부러울것 없이 다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뭔가 만족이 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며 몇년의 휴직기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자는 낮잠시간에 아무것도 하지않고 책만 읽었다. 조금씩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접하게 되었던 '여덟단어'를 읽어가며 그동안 날 괴롭혔던 고민들이 왜 생겼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몇년이 지나 최근 독서동아리 모임에서 다시 읽은 여덟단어는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지내던 나를 다시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여덟 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귄위, 소통, 인생을 주제로 이야기 한 책이다. 여덟가지 주제가 나눠있지만 결국 하나로 통하는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이 나이고, 더 당당하고 자신있게 살아도 된다고 말하는것 같다. 여러가지 주제가 있어서 읽을때마다 끌리는 주제가 달라진다. 몇 년전엔 자존과 본질이라는 주제에 끌려 '나'라는 인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지, 남들이 다 하니까 습관적으로 선택해서 사는 삶은 아닌지 등 에 대한 고민들 비슷한 것에 대해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현재'라는 주제 중에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소름이 돋을 뻔 했다.
' 살아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활홀함에 취하여'- 김화영-
너무 놀라운 문장이다. 얼마전 가족같이 지내던 언니를 떠나보내며 이 문장을 봐서 더욱 공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책에서 순간을 살아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순간을 바라보고 현재의 내 모습에 만족하는 일은 쉽지 않다. 늘 미래를 꿈꾸고 더 나아진 자신을 상상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느라 현재 내 옆에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오늘 무슨생각을 했는지, 오늘 뭘 먹었는지, 오늘 무슨 옷을 입었는지 조차 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고있을 뿐이므로, 지금 내가 보고있는게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놀랍고 황홀하다는 문장을 읽으며 지금 옆에 있는 당신에게 한 번 더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다. 내가 고민했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계속 찾는 중이지만 한가지 달라진 것은 현재 지금의 나도 충분한 나이고, 하루 하루 매 순간 느끼며 살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나를 찾아가는 길위에서 방황하지 않고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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