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달리기 - 김상민
작년 9월부터 런데이 앱을 이용해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달리기 관련 책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저자가 아침의 달리기와 저녁의 달리기에 대해 쓴 부분이 공감되었다. 난 저자와 달리 아침 달리기를 좋아한다. 새벽 달리기를 좋아한다. 새벽 공기는 달리지 않아도 그 공기 자체가 좋다. 그런데 달리기까지 하면 기분이 하늘 높이 올라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 오른 풍선이 된다. 물론 해지기 전 4시쯤부터는 정반대의 기분이 든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암튼 새벽 달리기는 내가 경험한 몇 안 되는 기분 좋은 경험 중 여전히 최고다.
달리다 보면 지루한 때가 온다. 저자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중 다양한 길을 달려보라는 조언을 받아들여 안 다니던 길로 달려봤다. 매일 걸어 다니기만 했는데 달려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새벽에 집 근처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했는데 천변을 달리니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또 풍선이 된다.
난 10km마라톤이 전부인데 저자는 파리를 시작으로 세계무대를 배경을 마라톤 완주를 한다. 아직 나에겐 엄두도 안나는 일이다. 30분씩 달리기라도 꾸준히 하는 게 내 목표이다. 그리고 10km를 달렸으니 하프마라톤이 다음 목표이다.
저자는 풀코스 마라톤을 두 번 마치고 권태기가 왔다고 한다. 목표를 이루고 난 뒤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달리기뿐만 아니라 인생에도 많이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권태를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목표를 별 의심 없이 쫒다가 갑자기 공허함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공허함이 내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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