썅년의 미학. - 민서영

제목만 보고 살짝 놀랐는데 페이지를 넘겨보면 여성이라면 바로 사이다같은 그림과 내용에 빠질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마지막 소재 “페미니스트처럼 생기셨네요” 와 작가의 에필로그가 탈코를 한 지 일주일 정도 된 불안했던 내 마음을 진정시켜줬다.
232쪽 정작 여성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사회적으로 맥락과 결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취향이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여성의 모습에 부합하는 것은 아닌지, 빻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검열하기도 하고 혹은 아직 ‘코르셋’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타인을 비난하기도 한다. (중략)
정답은 없다.
애초에 “진정한 페미니스트”의 외모를 나누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다. (중략) 이때까지 ‘여성’이라는 틀에 갇혀 선뜻 해보지 못한 다양한 시도를 하거나, 자신에게 억압으로 작용했던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그 과정의 일부이다. (중략) 여성 개인에게 가해지는 압박도 제각각이고, 그 때문에 그걸 벗기 위한 노력의 정도나 한계도 각자 다를수밖에 없다. 하지만 목적은 모두 같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개인의 자유를 찾는 것이다. 결국, 정도와 방식의 차이는 있어도 자신이 억압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모든 시도가 탈코르셋이라고 생각한다.
난 탈코르셋을 하고 수치심에서 고통받던 과거로 부터 벗어났다. 자유를 그렇게 갈망하며 살았는데 코르셋속에서의 자유란 불가능했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페미니즘을 알게되어 다행이다. 내 딸에게는 일찍 자유를 느끼도록 도와주고 싶다.
참 썅년이 뭐지? 궁금했는데 작가의 의도를 보니 이해가 된다. 썅년을 자신의 욕망을 남의 시선보다 우선시 하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어차피 여자가 뭘해도 욕먹는다면 차라리 하고 싶은 걸 하고 욕을 먹겠다고!
#탈코르셋#썅년#코르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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