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독서 - 정아은
9년차 엄마로서 너무 공감이 되고 현실적인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읽는 내내 내가 육아를 하며 부딪쳐 왔던 고민을 작가님이 하고 있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동안 많은 육아서를 읽었고 읽고나서 오는 부작용이 이 책에도 그대로 다 나온다. 며칠 잘 하려고 노력했다가 화산폭발로 이어지는 반복되는 행동때문에 언제부턴가 육아서를 읽지 않았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여자로서 엄마로서 느끼던 감정을 책에 고스란히 다 담아준 작가님이 존경스럽다.
지금도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갈등이 수없이 많이 있다. 처음이고 한 번 뿐이라서 너무 어렵다.
책을 다 읽고 보니 너무 착한 엄마가 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세지가 제일 남는다.
아이에게 내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내가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내가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이야기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그 걸 이야기하는게 맞는 것 같다. 힘든데 엄마라서 다 해주려고 하고 다 괜찮다고 하다보면 또 결국 폭발해버리고 만다.
261쪽 사회적인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강제되고 집행된다는 면에서 시집-며느리 관계와 엄마- 아이 관계는 쌍쌩아처럼 닮아 있다. <중략> 어쩌면 여성과 관계된 인간관계의 영역은 모두 '강제'라는 틀 안에서 규정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핵심은 이런 틀이 관계들을 강화시키기는커녕 망쳐놓는다는 데 있다.
262쪽 결국 내가 이 여정의 끝에서 발견한 그림은 '연극하는 엄마와 연극하는 아이'의 모습이었다. 사회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모성 신화에 의해 오늘도 수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본모습과는 거리가 먼 역할을 연기하고, 아이는 착한 아이를 연기한다.
264쪽 결국 내가 발견한 구체적인 지침은 이것 하나다. '아이들에게 과잉 친절하지 말자.' <중략>
265쪽 다른 어른들 대하듯 평이한 말투로 대화하기, 기분이 나쁠 때 괜찮은 척하지 않고 엄마가 기분이 안 좋다고 말해주기, 아이가 궁금해하는 건 웬만하면 다 솔직하게 얘기해주기, 아이에게 기분 나쁜 점이 있으면 이런 점 때문에 엄마가 기분 나빳ㅆ다고 말하기, 나 혼자 밥하고 설거지하고 빨래 개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드니 너희들도 같이하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요청하기...
아이를 어른들을 대하는 거처럼 대해주려고 한다는 작가님의 마지막 이야기가 와 닿았다. 초2, 초1 아이들에게 오늘부터 하나씩 해보려고한다. 이 또한 하나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작가님과 비슷하게 나역시 '책읽기 VS 스스로 자기일 하기 ' 에서 책에 손을 들어주며 살고 있었다. 같은 고민을 했는데 작가님은 삶이 더 우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삶의 깊이만큼 책일 읽히는 것이라고 나 역시 그렇게 믿기 때문에 이부분도 오늘 부터 시도해보고 싶다. 삶이 없는 책읽기가 무슨의미가 있을까싶다.
그러다면 나는? 내 책읽기는 삶이 있나?
내가 미루고 있는 숙제는 뭘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것. 다시 공부해야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 나 역시 모든 걸 미루고 책 속에 빠져있지 않은가?
육아를 핑계로 휴직을 하고 집에서 책을 보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시 찾겠다는 목표를 지금 얼마쯤 이루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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