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뜨개-서라미
책이야기 / 2021. 11. 2. 08:56

31쪽 내가 좋아하는 책을 번역한 사람은 대부분 sky 출신이거나 외국 학위가 있거나 둘 다였다. 그도 아니면 대학교수이거나 최소 박사는 됐다. 히라노 게이치로가 법학을 전공한 유명한 작가들을 보며 희망을 느낀만큼, 나는 고급한 학력을 가진 번역가들의 약력을 보며 절망했다. 그럼에도 나는 외국어를 읽는 게 좋았고, 그걸 한국어로 바꾸는 일에 애정을 느꼈다. 중략.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음에도 여전히 번역가인 이유는 번역을 할수록 좋은 책을 만나고, 더 좋은 출판사를 만나고, 더 좋은 편집자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66쪽 나는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하루가 짭다. 아마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의 점위를 좁히지는 못할 것이다. 더 넓어진다 해도 자제할 마음은 없다. 기꺼이 잡스럽게 거침없이 산만하게 좋아하는 일을 늘려갈 생각이다. 그러면 안 될 이유가 없으니까. 그래서 대체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재미있는 건 뭐든 다.
11쪽 우울감에 빠지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그때마다 몰입할 대상을 찾아 헤맸다. 독서와 요리, 그림과 운동, 심지어 판화까지. 할 일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지만 몸을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머릿속 하구럭에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다. 심리적 불안감이 컸다. 그러다 우연히 뜨개에 빠졌고, 더는 다른 취미를 찾아 헤매지 않게 됐다. 중략. 뜨개를 시작하고 비로소 공백이 휴식이 됐다.
'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긴밤- 루리 글 그림 (0) | 2021.11.04 |
---|---|
임계장 이야기-조정진 지음 (1) | 2021.11.04 |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허지원지음 (0) | 2021.10.14 |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무루 지음 (0) | 2021.10.13 |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박상영에세이 (0) | 2021.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