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엄마-이영미 지음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수많은 부모들이 같은 고민을 했을것이다. 나역시 요즘 많은 고민이 있었다. 내가 아이를 이끌어가는게 맞는 걸까? 어렵다. 욕심을 내려놓기에 자식만큼 어려운게 없는것 같다. <마녀엄마>를 읽고 위로도 많이 받았고 내 마음속도 들여다 보게 되었다. 좀 편안하게 아이를 놓아 줄 수 있는 마음도 조금 생겼다. 작가님은 <고령화 가족>의 윤여정같은 엄마 이고 싶다고 한다. 자식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밥을 해 먹이며 힘을 주는 엄마말이다. 나도 그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스피븐 킹의 엄마처럼 110쪽 누군가에게 ‘감탄과 자신감과 칭찬을 표현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하물며 내가 낳은 자식에게 안 하고 못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가나한 엄마는 돈을 줄 수없다. 바쁜 엄마는 시간을 주기 어렵다. 하지만 가난한 엄마도 바쁜 엄마도, 얼마든지 자식에게 줄 수 잇는 것이 감탄이요, 칭찬이다. 그것이 엄마라는 존재가 지닌 사소하면서도 강력한 힘이다. 자식에게 배푸는 데 늦은 때란 없다. 요즘 나는 다 큰아들을 연예인 바라보듯 눈부셔 한다. 엄마를 배려해줄 때마다, 대견하다고 엉덩이를 두드려 준다.
작가님이 힘들 때 우연히 만나게 된 시 한 편이 있다.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박노해 시인의 시이다.
이 시를 프린트하여 자주 눈에 띄는 곳에 두고 마음에 새겼다고 한다.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무기 감옥에서 살아나올 때
이번 생에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곤 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가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공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미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홓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장 나를 고민하게 했던 주제가 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왜 좋을까?
작가님도 이야기하지만 흔히 이런 생각을 한다.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고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말이다. 그 생각안에 아이의 꿈과 기쁨과 행복은 거의 없지 않겠냐는 말을 한다. 나 역시 책은 또 많이 읽어서 아이와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은 하면서 정작 공부 잘하는 아이기 디폴트라는게 문제다. 이 질문은 계속해서 해야하는 질문이다. 언제 또 잊여질지 모르므로. 공지영작가님은 여러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 자신이 좋을 거 같아서 그랬다고 말이다. “너희가 아니라 내가 말이야”
왜 아이가 공부를 잘 해야 하는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어땠나 생각해보다.
그저 아이와 눈 마주치면 웃고, 그저 건강하게 하루 하루 지내길 바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존재 자체가 기쁨이라는 것을 그 시기에 가장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학교에 들어가면서 변한 걸까? 여전히 사랑하지만 사랑해서 그렇다는 변명을 들이밀며 공부를 시킨다. 더 깊이 나에게 질문해본다. 왜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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