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허혁지음
책이야기 / 2021. 5. 10. 18:11

장강명작가님의 추천으로 읽었다.
가구점을 18년동안 하다 그만두고 48세에 버스기사가 되어 7년째 운전을 하며 쓴 글이다. 40대에 새로운 직업을 갖기로 한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든다. 익숙한 일을 하다가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처음부터 배워나간 다는 게 어려운 일일텐데 싫은소리 참아가며 하고 싶은 말도 참아가며 버스기사가 되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뭔가 결심한 것을 해내는 사람들은 늘 존경스럽다.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데 익숙한 지명이 나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솔직하게 유쾌하게 글을 써내려간다. 버스기사님들이 왜 무표정한지, 가끔은 왜 화를 내는지 이제 다 이해가 된다. 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봤음 좋겠다.
집에서 평온하게 지내다가 잠깐만 운전대를 잡아도 욱하는 마음이 드는데 하루 18시간을 운전하면 저절로 분노가 치솟을 것 같다.
226쪽 에필로그 내용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버스기사가 되어 더욱 확실히 알게 된 나의 무의식들
무례하고 경우 없는
권위적인
약삭빠르고 인색하고 잔인한
변덕스런
작가님은 자신을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말 할 수 있는 작가님의 솔직한 표현이 좋다.
나의 안좋은 무의식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을텐데 난 나를 늘 포장해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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