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김설

나도 우울감에 빠질 때가 있기에 이 책을 보개 되었다. 저자는 2년전에 23세 딸아이의 우울증을 진단받는다.엄마의 마음이 어땠을지 이 책을 보면 조금 가늠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고통이 엄마와 딸을 지나갔을까? 감히 상상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매일 일기로 기록한 엄마이자 저자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힘들 때가 있다.
우선 책에서 날씨부터 보게된다.
그날의 기분을 날씨로 표현했다. 언제 맑은 날이 오게 될지 기다리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흐림이 계속 될 때 저자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도 아이 셋을 키운다. 아이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 아이를 위한 계획일까? 엄마가 처음이다보니 뭐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대로 아이를 끌고가본다. 그러다 탈이 난다. 그 다음은 뭘 어떻게 해야지? 모든 게 원망스러울 거 같고 후회될 거 같다.
저자처럼 나를 온전히 들여다보고 고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 그대로 봐주기. 이제 저자도 일상을 보내게 된다. 평범한 일상이 모녀에게 얼마나 값진 시간이고 얼마나 바라오던 것인지 모른다. 여전히 딸아이가 우울증 약을 먹고 있지만 이젠 독립이 가능할 정도로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있다.
247쪽 달라진 것이 있다면 딱 하나.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과 머리를 텅 비워버렸다는 거다. 심지어 집을 채웠던 물건 까지 버리고 비울 수 있는 것들은 다 비웠다. 비워진 공간에는 저절로 감사가 채워졌다. 나는 고독한 산책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내면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내면이 시키는 대로 살기로 한 것이다. 쓸데없는 데 기운을 소진하거나 지나치게 집중해야 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삶에 힘을 빼고 최대한 긴장을 늦춘다. 차를 많이 마시고 책을 읽는다. 중심으로 들어가지 않고 표면에 머물며 사는 삶이다. 아이는 여전하지만 삶은 나에게 조금 더 다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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