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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나씩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 책을 읽고 느꼈던 것을 같이 공유하고 싶습니다. 시간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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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봤다. 영화를 보며 이해하지 못했던 주인공 그루누이의 감정이 책에서는 세밀하게 표현되어 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 책을 보고 생각한 나의 욕망과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다.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후각이 매우 뛰어난 천재 그루누이가 그 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향수를 만든다. 여기서 향수는 인간의 욕망을 나타낸다고 생각된다.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는 그루누이가 인간에겐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나 역시 내 욕망을 조금씩 채워주는 그루누이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를 신처럼 생각할 것 같다. 욕망을 채워주는 향수가 누군가에겐 부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권력이나 명예가 될 수도 있겠다. 그루누이의 욕망은 인간의 냄새를 향수로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냄새를 만들기 위해서 그루누이가 저지르는 살인은 그에게는 그저 냄새의 원료를 얻기 위한 행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의미가 없다. 살인으로 얻어진 인간의 몸은 그저 그에게 필요한 재료일 뿐이다. ‘나에게는 그루누이와 같은 강한 어떤 욕망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나에겐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을 어는 정도 만족하고 그만 멈출 수 있을까? 욕망을 멈추고 사는 것은 진짜 내 삶을 사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이한 경험을 통해 나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 특별함이 주는 기대를 놓을 수가 없다. 왜 지금의 나로서도 괜찮다는 생각을 못하는 걸까? ‘그래도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였을까 ? 그루누이 역시 그가 그토록 바라는 인간의 체취는 어려서 한 번도 받지 못한 사랑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방법인 것 같다. 그루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어머니조차 외면하고, 그를 맡은 유모, 그 뒤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단 한 번도 사랑하지 않는다. 그에겐 연민조차 주지 않는다. 결핍된 사랑 때문에 만들어진 욕망과 그 욕망을 위해 살인을 하는 그를 비난 할 수 없을 것 같다. 살인을 멈추길 바랄 수 없을 것 같다.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의 끝에 이르러 그루누이가 완전한 향수를 뿌리고 군중 앞에 나타나자 냄새를 맡은 군중들 어느 한 사람도 예외없이 그 냄새를 탐닉하고 그 냄새를 풍기는 그를 탐닉하고 결국 그를 삼키게 된다. 자신의 본 모습으로는 사랑받지 못하는 그루누이는 그렇게 자살을 선택한다.

그루누이를 토닥여 주고 싶은 연민이 느껴졌다. 내 욕망을 멈추기 위해 나는 내 안의 그루누이를 발견하고 그를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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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간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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