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 기시미 이치로
인생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언제 부턴가 나에게 과제가 된 물음이다. 답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이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철학자들도 헤메고 부딪쳤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는 끊임없이 깊이 생각하라고 한다. 그래서 나이 50세 부터 철학을 공부하기에 알맞다고 한다.
나 역시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문제를 마흔넘어 고민하게 되었다.
곧 죽는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면서 사는 게 맞는 것일까? 지금 하고 있는 생활을 멈추고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찾아 나서야하는 것 아닐까 하고 꽤 오랜 시간 고민했다. 그런데 이 책의 다음 부분에서 내 고민이 조금 해결됐다.
112쪽 애초에 죽음이 어떤 것이든 죽음으로 인해 지금의 삶의 방식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13쪽 언제나 죽음만을 생각하면 삶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죽음에만 의식이 향하는 것은 눈앞에 펼쳐진 과제에서 도망치거나 과제의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죽기 전에 꼭 하고야 말겠다는 자신만의 리스트가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죽음 앞의 삶을 생각하면 그 삶이 특별해야 할 것만 같다. 그러다 보면 지금 옆에서 같이 지내고 있는 사람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된다. 저 멀리 어딘가에 다른 중요한 오아시스를 꿈꾸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하고 더욱 더 이런 마음이 강해졌다. 그런데 죽음때문에 지금의 삶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도피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부분에서 많이 공감했다. 지금 내 삶의 두려운 부분들을 회피하고자 난 죽음을 앞세워 다른 삶을 살고자하는 생각속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지금 하루를 매 순간 느끼면서 살려고 노력하고 싶다.
또 누구나 죽음에 대해 욕망하는 것이 있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 하고싶은 마음이다. 그렇지 않을 때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울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110쪽 하지만 삶의 방식이 저마다 천야지차이듯 죽음의 방식도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삶의 방식이 다양하듯이 죽음의 방식도 다양하고 죽음이야말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더욱 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죽음이 나에게 오더라도 '괜찮다'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마흔에게>를 읽고 죽음이 또 하나의 삶이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죽음이 있어 내 삶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 결코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고 죽음이 곧 삶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죽음이 있어 내 삶이 더 풍요롭고 지금 이 순간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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