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 서유미 소설집
도서관에서 우연히 제목이 끌려서 보게 되었다.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라는 제목에서 누구에게나 하루가 주어지고 그 하루와 헤어지는 시간이 오고 그 시간이 우울할때도 있고 행복할 때도 있고 많은 생각에 빠지게 해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우연히 읽기 시작했는데 이 소설속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의 기분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책 속으로 빠지는 순간들이 이런 만남의 순간인 것 같다. 나를 돌아보고 내가 지금 뭐하며 살고 있나를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 참 좋다.
<휴가>는 맞벌이 하는 부부가 바쁜 회사생활 와중에 하루 휴가를 쓰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휴가를 위해 뭔가를 계획하고 설레이는 과정을 거치지만 결국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속에서 위안을 얻었다. 가끔 우리 부부도 기대하던 어느 하루를 위해 계획하고 애쓰는 시간을 갖다가 결국 아이가 어려서 힘들까봐, 차가 막혀서 힘들까봐 등 사소하지만 여행을 미루는 결정적인 이유가 될 만큼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들로 집에 머물때가 많다. 그런 하루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공감되었다.
<뒷모습의 발견>은 결혼 10년차 부부가 결혼기념일에 맞춰 설악산에 여행을 갔는데 그 곳에서 남편이 실종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의 직업과 상황이 나와 매우 흡사하기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느 새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119쪽 10년 이라는 세월은 정면에서 바라보면 긴 시간이지만 뒤돌아보면 몇개의 장면만 기억나는 꿈과 같았다.
<이후의 삶> 이혼한 중년 남성이 재산 분할이 안되어 고시텔, 사우나를 전전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며 생을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128쪽 월요일 점심시간의 화제는 언제나 회의 내용에서 시작해 주말에 뭐 했는지로 옮겨갔다. 주말의 효율적인 활용은 기혼자들에게는 가정이 얼마나 단란하고 화목한지, 미혼들에겐 젊음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보여주는 척도가 되곤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황과 형편에 맞추거나 그걸 넘어서는 주말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려 애썼다.
----> 미혼일때는 주말마다 버라이어티한 계획을 세우고 돌아다녔는데 내 젊음을 그렇게 보여주려고 애쓴거였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진정한 삶이 아니라 껍데기에 불과한 거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기혼이 되어서도 역시 가정이 얼마나 화목한지 보여주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143쪽 산다는 건 어차피 오동나무관을 향나무 관으로 바꾸려고 애쓰는 과정일 뿐이었다.
----> 산다는건 뭘까? 요즘 가장 나를 자극하는 말이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뭘 하면서 살아야하는지, 왜 고민하는지, 그냥 하루 하루 사는거 아닌지? 죽음 앞에서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지?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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