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 -정멜멜 에세이
12.꼭 결혼뿐만 아니라 엄마는 나에게 그리고 동생에게 뭘했으면 좋겠다고 바라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덕분에 두 딸 모두 아무렇게나 쑥쑦 자랐다. 중략.
"알아서 할 것"이란 신조는 엄마의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을 것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늘 꿋꿋하고 씩씩하다. 주저 없이 결정을 하고, 선택을 한 뒤에는 이렇다 저렇다 말을 대거나 후회하지 않았다. 엄마는 인생의 아주 중대한 결정, 즉 이혼을 하기로 마음먹은 뒤 신도시에서의 생활을 빠르게 정리했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던 작은 가게를 처분하고 서울로 올라와 더 작은 가게를 계약했다. 그리고 훨씬 작아진 집으로 이사를 했다. 그 작은 집에서 여자들끼리만 살게 되었다. 중략. 각가의 자리에서 "알아서 잘" 살아남아야 하는 시기였다.
13. 엄마의 또 다른 기쁨은 일, 즉 노동이었다. 힘들지 않았을리 없지만 무엇보다 일을 좋아하고 일하는 스스로에게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중략. 시절에 엄마의 일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힘과 버팀목, 경제적 뒷받침이 되어줬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슬퍼하거나 주저앉아 절망할 겨를도 없이 다시 일어나게 해준 건 아마도 일이었을 것이다.
정멜멜 작가님의 책 서문에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작가님의 어머니는 47세에 세상을 떠나신다.
어머님처럼 나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씩씩하게,
일이라는 게 뭔가?
우리 엄마도 자주 여자는 일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하신다.
여자에게 일이 꼭 있어야한다고...
일을 하는 딸이 되길 바라셨고 그렇게 나를 교육시키고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하셨다.
그 일을 나는 요즘 그만 하고 싶다. 그러다 정멜멜 작가님의 책을 알게 되었고
일이 살면서 어떤 의미인지 잊지 않기 위해 적어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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