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루이스 세풀베다
책이야기 / 2021. 1. 6. 16:08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을 한권씩 읽고 있다.
이번 책은 첫 장을 넘기고 깜짝 놀랐다. 개의 시선으로 글이 전개된다.
11쪽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다닐 때, 늘 무언가를 두려워한다. 나는 개라서 그 정도쯤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이 느끼는 두려움의 냄새가 곧바로 코에 전해지니까 말이다. 사실 두려움은 언제나 똑같은 냄새를 풍긴다. 어떤 사람이 사방에 깔린 짙은 어둠을 무서워하든, 몸이 돌덩어리처럼 무거워질 때까지 먹어야 직성이 풀이는 쥐 와렌이 무언가에 놀라 겁을 먹었든, 아니면 덤불 사이를 소리 나지 않게 돌아다니는 들고양이 위그냐가 겁을 먹었든 간에, 늘 같은 냄새가 난다. 그중에서도 사람에게서 나는 두려움의 냄새가 가장 지독하다.
시작부터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인간의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 지 궁금해진다.
루이스 세풀베다는 마푸체족이었던 작은 할아버지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본인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다고한다. 자연,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노래하는 저자답게 이 이야기는 개이야기이다.
따뜻한 이야기이다. 자본을 이용해서 자연을 이용하는 인간들이 등장한다.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인간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읽게 되지만 사실 그 인간은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나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많이 갖기 위해 주변의 모든것을 도구로 이용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강한 메세지를 주는 책이다. 나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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