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난국가-이철승지음

미영샘이 빌려주신 책이다.
북유럽의 어느 나라는 남의 승리를 보며 기뻐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감정에 대한 단어가 있다고 하셨다. 우리나라엔 왜 그런 단어가 없을까? 라고 대화나누던 중 샘이 이 책을 추천해주셨다. 벼농사국가에서 생겨난 문화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설득되었다고 하신다. 나도 질투하면 따라올자가 없는 사람이어서 더욱 이 책에 끌렸다.
밀농사와 벼농사 국가들의 문화는 얼마나 다를까?
밀농사는 씨만 뿌려놓으면 날씨에 따라 농사가 좌우된다고 한다. 벼농사에 비해서 사람들과 협동해서 일을 할 필요가 없는 농사법이라고 한다. 벼농사는 마을에서 이장부터 남자들이 모여 품앗이를 해야 가능한 농사이다보니 일의 전수 과정, 일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간관계가 아주 복잡하다. 그 문화가 그대로 산업화시대로 흡수되었다고 한다. 연공서열이 그 대표적 예다. 우리는 내 동료와 능력이 평등하다고 착각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기를 원하고 누군가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면 질투를 한다고 한다. 너와 내가 같다고 착각하게 만든 게 벼농사 시절부터 만들어진 디엔에이라고 하니 책을 읽다보면 이해가 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자식농사도 벼농사처럼 알아서 사교육도 시켜가며 가장 많은 수확물을 얻기 위해 애쓰며 살아간다고 한다. 이렇게 뿌리깊은 문화가 달라지긴 어려울 것 같다. 보편복지로 가는 길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178 쪽 벼농사 체제의 수확량 경쟁은 동료와 친구, 친척의 연봉을 확인하고 자신의 것이 얼마나 처지는지, 앞서는지를 비교하고 질시하는 문화를 만들어낸다. 똑같이 시작했는데 왜 자심은 뒤처지는지릉 한탄하고, 남보다 앞서는 데서 행복감을 찾는다.
181평판도에 대한 동아시아인들의 집착은 산업사회의 각종 관료제 조직에서도 그대로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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