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당신과 나 사이 - 김혜남

시간은신 2018. 8. 24. 11:26

 

관계를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사온 책이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였는데 18년전 파킨슨병이 생겨 직장을 그만두고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게 되면서 아프기전과 후에 느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줘서 그 부분이 좋았다.

9쪽  부끄럽지만 나 또한 관계를 끊어 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니, 지옥 같은 관계로부터 도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도망ㄱ는 대신 나는 내 관점을 바꾸는 방법을 택했다. 혹시 낵 상대방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건 아닌지, 애초에 내가 포기하거나 버려야 할 것은 없었는지를 자문해 보게 된 것이다. 그과정에서 나는 일과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애쓰면서도, 정작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데는 소홀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잘하려고 노력하면서,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들에게느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다.

남편, 아이들, 엄마, 아빠, 친구에게 잘 지내려고 애써본 적이 있었나? 그렇다고 가족 외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크게 애쓰지도 않았던 것 같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런데 친구때문에 남편이나 아이들을 그 다음으로 미룬적은 많았던 것 같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잘하려고 노력해야겠다.

 

54쪽 거리를 두는 것은 아예 상대방에대한 마음을 닫아 버리고 그가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는 것이 아니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거나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상대방을 바꾸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57쪽 내가 말하는 '거리'는 상대방과 나 사이에 '존중'을 넣는 것이다. 이때 존중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그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를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고치려고 들지 않는 것이다. 즉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하지 않고 그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관계를 힘들어했을까? 마을에서 지내면서 만들어진 관계. 그 중 두 사람이 떠올랐다.

원래 싫은 사람하고는 관계를 맺지 않았던 내 경험에 비추어 이번에도 관계를 끊어 버리는 게 내 방법이지만 같은 공간인 마을에 살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해졌다. 싫어도 좋아도 매일 봐야하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가 왜 잘 되지 않을까? 내 마음에 뭐가 그를 인정하지 못하게 막는 걸까?......

(친하다고 생각했고, 친하다면 당연히 내 기준에선 이렇게 해야지 하는게 있었고, 내 기준과 다른 행동을 하자 난 서운했고, 그래서 나도 마음을 약간 닫고 대했고, 그 뒤로 그는 다른 사라들과 친하게 지냈고, 나는 더욱 그를 싫어하게 되었고, 그는 그렇게 지내고 있고,, 나는 마음을 닫고, 개인적인 연락은 하지않고 마을 공동의 일을 할 때만 만나고, 어쩌다 마주치면 형식적인 인사만 나누며 지내는 사이. 그런데 여전히 마음이 불편한. 이 불편한 마음이 정말 해결될까?)

 

199쪽 새벽에 홀로 깨어 고통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많이 외롭고 쓸쓸했다. 하지만 크나큰 고통이 지나가고 잠시 괜찮아지면 고통을 견딘 내가 참 자랑스럽기도 했다. 그런 날이 하루하루 쌓여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이제 안다. 내 인생은 누구도 대신 살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내 행복 또한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말이다. <중략>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이다. 거꾸로 나에게는 남편을 행복하게 만들 책임이 없다. <중략> 내 인생은 오로지 내 몫인데도 "밥은 좀 먹었어?", "오늘은 좀 괜찮아?"라고 늘 걱정하고 챙겨주는 남편이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행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라는 부분이 많이 와 닿았다.  

지금 나는 내 시간이 조금 더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어제는 빨리 시간이 흘러 할머니가되길 바랄정도였다. 그때되면 시간이 많다고 하니까...아이들때문에 내 시간이 없는게 불만이다. 아이들이 다 나가고 없는 시간 난 책을 읽느라 바쁘다. 책을 아무리 읽어도 읽고 싶은게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앞으로 2년이라는 휴직 기간이 나에겐 있다. 그런데 난 왜 직장에 다니는 것처럼 계속 마음이 바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