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공지영 장편소설 해리1,2

시간은신 2018. 8. 14. 13:22

 

마치 추리소설 한편을 읽은 느낌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게 비극이다.

2권까지 읽고 나니 1권을 읽을 때보다는 마음이 덜 불편했다. 해결되지 않는 현실의 문제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는데 다 읽고 나서는 한결 기분이 나아지는 느낌이 어디서 오는 건지 생각해봤다.

사회적 약자를 향한 폭력 사태가 조금은 알려지게 되었고 주인공의 로맨스가 마음을 가볍게 해준 것 같다.

마지막 약간의 로맨스가 없었다면 책을 읽는 내내 어둡고 가라앉는 기분을 회복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254쪽 "나는 마르크스의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종교는 번민하는 자의 한숨이며 인정 없는 세계의

 심장인 동시에 정신 없는 상태의 정신이다. 그것은 민중의 아편······.' 너무나 정확했어요. 적당히 쓰면 고통을 덜어주고 사람을 쉬게 하면서 스스로 가진 저항력을 북돋아주지요. 그러나 그것에 빠지면 그땐......중독자가 되는 거지요." 

종교는 사회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수단인 것 같다. 아픔이 있는 개인에게 위로가 되어 줄 수도 있고 불안한 사람들에게 기댈 수 있는 절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렇게 믿자고 작정한다는게 맞는 말 인 것 같다. 그런 종교가 때론 너무 빠지면 살인 마저 합리화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260쪽 "네 자신을 망치는 싸움을 해서는 안돼. 더 사랑할 수 없이 증오로 몰아가는 싸움을 해서는 안 돼. 그러다가는 적과 닮아버려요. 비결은 이거야. 미워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훼손당한 그 가치를 더 사랑하기에 싸워야 해"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공지영작가님처럼  타인을 위해 치열하게 누구와 싸워본 적이 없다. 이 말은 작가님에게 하는 말 같다. 또 이 사회에서 현재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를 위해 쓰여진 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