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계단 - 채사장
지대넓얕으로 유명한 채사장의 책이다. 이 책은 채사장 자신의 이야기이다. 고등학생 시절 '죄와벌'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어 문학을 전공하였고 그 뒤로 종교, 철학, 과학, 이상, 현실, 삶과 죽음에 대해 독서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면서 느낀 것들을 적은 책이다.
채사장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고 나는 어떠했는지 계속 생각해봤다.
같은 고등학교 시절 난 '제인에어'에 빠져서 '폭풍의 언덕'을 읽었으나 무슨 내용인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대학교시절 취업을 위해 4년을 보낸나와 다르게 채사상은 4년동안 매일 도서관에 가서 하루에 책 한권씩을 읽었다. 20대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은 채사장이 너무 부럽다. 난 그저 별 생각없이 남들이 하는 취업을 위해 애쓰면서 살았던 것 같다.
더 놀라웠던 것은 과학분야의 책도 깊이 있게 읽었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이나 현대물리쪽은 물리전공자인 나도 읽기 어려운 책인데 문학도인 채사장의 독서력이 어느정도 인줄 짐작할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놀라운 사람이었다.
대학교 교육철학 강의 시간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보고서를 쓰는게 과제였다. 난 책을 사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보고서를 대충 짜집기 해서 제출했다. 그런데 채사장은 이 책을 통해서 신의 죽음, 초인, 영원회귀에 대해 깊은 사색의 결과를 쏟아낸다.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선 고통이 필요한 것 같다. 채사장의 삶에 많은 고통의 흔적이 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동료를 읽고 채사장도 오랜시간 물리적, 정신적 치료를 받는다. 그 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우파니샤드>>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읽은 때 좀 불편했다. 너무 종교적인 느낌때문이었는데 결론 부분에 이르러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391쪽 <<우파니샤드>>는 도움이 됩니다. 무엇에 도움이 됩니까? 바로 당신이 이 세상의 유일한 주인공이었음을 깨닫게 합니다. 당신이 바로 그것입니다.
401쪾 나의 경계도 이와 같지 않을까. 나에겐 경계가 없다. 나는 모든 것에서 이어져 있다. 삶과 죽음에서, 내면과 외부에서, 자아와 세계에서. 그래서 이것이 슬품이 된다. 출구는 어디에 있는가? 나란ㄴ 구면의 밖으로는 어떻게 나가는 것인가?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우리는 이 의식의 지평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나를 벗어나지 못한다.
열한 계단을 다 오르지 못했다. 나는 현재 어느 계단에 머무르고 있는지 보게 되었다. 내 삶에 큰 고통과 슬픔이 없다. 그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통을 회피하하며 살아온 나를 보았다.
더 성장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