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이 책의 원제는 (화산 자락에서)라고 해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제목은 너무 잘 지은 것 같아요.
책 표지의 숲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아요. 이 책을 보면서 영화 (리틀포레스트)가 떠올랐고 예능 (숲속에 작은집)이 떠올랐어요.
여름별장에서 일하는 무라이 슈스케, 이구치, 우치다, 가와라자키, 사카니시, 마리코, 유키코를 보며 저도 그 속의 구성원이 돼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건축가로 유명한 무라이 슈스케의 사무소에 마지막 직원으로 사카니시가 채용이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무라이 사무소는 고도 1000m 정도 되는 산속의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을 합니다. 여름 별장이라고 하는데 이 별장안에서 건물의 건축, 가구, 설계, 음식조리, 텃밭, 숲의 나무, 새 등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스토리에 집중하면 많은 부분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문장 하나 하나가 너무 아름다워요. 문장을 읽어보고 상상해보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있어요.
35쪽 연필이 도면 위를 스치는 소리와 장작이 타고 튀는 소리만이 산장에 울렸다.
337쪽 아마도 비를 맞거나, 태양이 이글이글 타거나, 강한 바람을 맞으면 그것을 견뎌내는 것만도 벅찼지. 그러나 움막이라면 아주 잠시라도 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불을 멍하니 보는 여백 같은 시간이 있었을 거야. 인간에게 마음이 싹튼 것은 그런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우리는 반대로 집 안에 계속 있으면 점차 견딜수가 없어져서 밖에 나가고 싶고, 자연 속을 걷고 싶고, 나무와 꽃을 보고 싶고, 바다를 보고 싶다고 원하게 되지. 인간의 내면 같은 것은 나중에 생긴 것으로 아직 그다지 단단한 건축물은 아니라는 증거일 거야. 집 안에서만 게속 살 수 있을 만큼 인간의 내면은 튼튼하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