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박혜윤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부분이 들어온다. 요즘 작가님처럼 우리 가족만의 월든을 만들어 가고 있기에 이 책을 더 열심히 보고 있다.
53. 다만 스마트폰이 없고, 집에 인터넷이 없는 것뿐이다. 24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요새 기준의 노멀은 아니지만 완전히 차단 대신 접속의 시간에 제한을 뒀다. 그 결과 인터넷에 접속해서 누군가와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을 때면 집중도가 높아지고, 대신 집에 있는 동아은 이 세상에 오로지 우리와 라디오밖에 없다.
73. 집에 굴러다니면서 쓰지도 않는 컵 하나, 사놓고 수년간 읽지도 않은 책 한 권을 들고 버릴까 말까를 고민해보면 안다. 분명히 1,2만원이면 다른 것을 살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버리려고 하면 본능적으로 꼭 움켜잡고 싶어진다. 몇만 원이 아까운 마음과는 차원이 다른, 미련과 아쉬움과 걱정. '언젠가 필요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은 그저 표면적이고 간편한 이유일 뿐이다. 포기는 지금까지 한 일은 물론 미래의 가능성도 종결시킨다.
74. 포기라는 것은 결국 욕심을 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불굴의 의지 같은 건 없는 나에게 너그러워지는 과정이었다. 참고 견뎌야할 때, 남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때 나는 그러기 싫은 나믜 마음은 나만이 지켜줄 수 있었다. 못난 점이니까. 그런데 이 시간들이 쌓이니까 나만의 것, 진짜 내 것을 가지고 있는 나늘 만나게 됐다. 물론 역시나 별 볼 일 없지만 너무나 확실하게 내 것이라 소중한 것들이다. 중략. 아이에게 화려한 자기소개서를 만들어주는 것은 포기했지만 아이만의 감정과 지적 동기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
93. 월든의 한 구절
우리는 왜 각기 다른 온갖 삶의 방식드을 제쳐두고 하나의 삶의 방식만을 과대평가해야 하는가?
132. 가끔 우리 가족이 정기적 소득에 매달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부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때마다 있는 그대로 대답한다. "시골에 있는 이동식 날림 주택으로 이사하면 당장 저희처럼 살 수 있어요. 더운 물도 나오고 비도 안 새고 따뜻해요. 애들도 시골 학교를 보내면 학원비 걱정은 하고 싶어도 못해요. 학원이 없어요. "
중략.
우리 부부는 용기 있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라, 가진 돈이 적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용기와 대단함은 돈을 벌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키워가는 능력과 배짱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미덕이다. 우리의 돈이 모자라서 누리지 못하는 일들을 원하지도 않고, 그것 때문에 우리의 능력과 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