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지구를 살리는 옷장-박진영 신하나 지음

시간은신 2022. 6. 22. 20:33

환경에 관심을 갖고, 동물권에 관심을 갖고, 여성, 소수자의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책을 보면 너무 반갑다. 

한때는 내 옷도 방하나를 꽉채우고도 남았다. 유행에 앞서 옷을 입기 위해 애쓰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되는 일들이다.

저렴한 옷을 사서 잠깐 입고 버리고 또 사고는 식이었다. 

옷값이 저렴하다는 것은 어디선가 누간가의 노동력이 착취당한 결과라는 것을 모르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알고 있는 지금도 싼 옷을 보면 쉽게 지갑을 열고 싶어진다. 

패스트 패션 시대가 열리면서 버려지는 옷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버려지는 옷만해도 엄청난 양이라고 한다. 

 

67쪽 우리는 언젠가부터 예전에 비해 확실히 더 자주 옷을 사고, 같은 옷을 입은 내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걸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패스트 패션은 일반인들에게 자주 새 옷을 사 입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더불어 sns를 통해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새로운 비주얼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회사에 출근할 때 매일 같은 옷을 입는게 부끄러워서 매일 아침 뭘 입어야 할 지 고민하는게 큰 스트레스였다. 그게 싫어서 옷을 많이 사두기도 했다. 환경을 생각하고, 소비를 줄이고, 남에게 잘보이고자 했던 마음을 내려 놓는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 지금은 매일 같은 옷을 입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151쪽 '지속 가능한 패션'이라는 개념도 생소했던 척박하 땅위에서 조금이라도 더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내놓고자 고군분투하며 길을 닦고 목소리를 높인 사람들의 한걸음 한걸음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왔다. 비록 당시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더라도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있다, 없다'의 차이는 '크다, 작다'의 차이보다도 훨씬 크다. 존재는 인식이 생겨나는 씨앗이기 때문이다. 

 

155쪽 죄책감과 절망감을 운동의 동력으로 삼게 되면 어려운 실천을 이어갈수록 스스로 훌륭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고, 나를 평가하는 버릇은 곧 남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실천을 훌륭한 실천과 보잘것없는 실천으로 나누어 가치 있는 실천의 허들을 높이고, 하나라도 실천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를 미리 꺾어버린다. 이러한 운동은 나와 남 모두를 지치게 만들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다. 

 

157쪽 실천은 본래 추구이고, 도달이 아닌 추구로만 기능한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지금 나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