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오늘 뭐 먹지?-권여선 음식 산문집

시간은신 2021. 5. 4. 08:42

책을 읽는 내내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권여선 작가님책은 처음 읽었다. 음식에 관한 책을 이렇게 맛깔스럽게 쓰시다니 놀랍다. 그래서 바로 소설책을 여러권 빌려왔다. 오늘 뭐먹지?는 오늘 안주 뭐먹지?에서 안주가 생략된 말이라고 한다. 음식이 주는 위안이 있다는 것을 요즘 새삼 깨닫고 있다. 직접 먹지 않아도 이 책을 보며 많은 힘을 얻었다. 요즘은 어떤 새로운 일을 성취하면서 느끼는 기쁨도 공허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내가 정성그럽게 만든 음식을 먹을 때 그런 허무한 느낌은 사라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음식이 , 안주가 내게 따뜻한 위로를 주었다.

만두에 대한 글을 보고 우리 가족도 한 번 만두를 만들어 보는 상상을 해봤다. 그 만두를 냉동실에 가득 저장해서 추운날 꺼내 만둣국을 끓여먹어도 좋을 것 같다. 뜨거운 국물이 추운 마음을 달래줄 것 같다. 작가님은 김밥을 자주 말아서 드신다고 한다. 김발을 나도 두 개 샀다. 자주 해먹어보려고. 주로 기본 김밥을 좋아하신다고 한다.

채식을 시작한 이유로 고기를 대신 할 수 있는 음식을 찾다보니 저절로 전을 자주 해먹게 되었다. 작가님은 전을 골고루 골라서 한 접시 만들 양을 즉석에서 부쳐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맞는 말이다. 전이야말로 식으면 안된다.

명란젓은 한 번도 사본적이 없는데 이책을 보며 구매하게 되었다. 명란 크림 파스타를 상상하며 침을 꿀꺽했다. 여름철에 드신다는 깡장이 뭘까 상상해보고 이번 여름은 작가님을 따라해보고 싶다. 호박잎과 깡장, 양배추와 고추장물이 잘 어울린다고 한다.

207쪽에 이런 말이 있다. 오늘 뭐 먹지라는 잔잔한 기대가 오늘 뭐 해 먹지?로 바뀌는 순간 무거운 의무가 된다 .
너무 공감되는 말이다. 아이들을 위해 챙기는 삼시 세끼가 의무감에 계속 된다면 아무 괴로울 것 같다. 나를 위해 음식 하나를 천천히 만들어 먹어보자. 이렇게 만드는 과정과 맛있는 음식맛이 큰 위로를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