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시간은신 2018. 3. 15. 14:46

 

7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낸 책이다.

 

오직 두 사람

 

주인공 현주는 어려서 부터 아빠의 희망이었다.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큰다. 10대의 끝무렵 아빠와 유럽여행을 남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 둘이 떠난다. 현주는 유럽 여행을 하며 본 아버지의 모습이 그 동안 생각했던 아빠와 좀 다르다고 느낀다. 아빠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느라 남자 친구도 한 번 사귀어 보지 못하고 결혼도 하지 않는다. 엄마와 여동생과 오빠는 다 아버지를 떠나고 결국 현주만 아빠 옆에 남게 된다. 아빠의 희망이었던 현주는 아빠의 바램과 달리 학원강사를 하며 근근히 살아가게 된다. 아빠는 암에 걸려 병상에 눕게 되고 그 곁은 현주가 지킨다. 가족들은 이제 그만 벗어나라고 한다. 잠깐 현주가 아빠를 떠나 미국에서 엄마와 여동생과 지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때 현주는 공허함을 느끼고 다시 아빠옆으로 간다. 현주의 새 인생은 아빠의 죽음으로 부터 시작된다.

 

현주는 내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다. 아빠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는 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현주 입장에서 생가해봐도 저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게 안그려진다. 세상에서 오직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언어로 둘만 공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주와 아빠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주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으려나?

 

아이를 찾습니다.

이 소설은 너무 가슴이 아파서 다시 읽을 수가 없었다. 두 번째로 다실 읽은 이 소설집에서 유일하게 읽지 않은 부분이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에서 세워호 유가족이 떠올라서 너무 미칠 것 같았다.

 

인생의 원점

 

떠돌이 인생을 산 주인공 서진은 인생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 인생이 원점이 되어줄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남편으로 부터 폭력을 당하고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한다. 어느 날 남편이라고 생각되는 남자로부터 협박을 받고 그녀로부터 멀어진다. 얼마 후 그녀로 부터 마지막 부탁이라는 연락을 받는다. 현장에 가보니 그녀의 남편은 쓰러져있고 그녀는 무서워한다. 서진은 그녀의 남편을 치료받게 하고 그녀를 떠나온다. 얼마후 그녀는 자살한다. 자신을 협박했던 사람은 그녀를 사랑하던 또 다른 서진같은 남자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남자는 그녀의 남편에게 보복을 한다. 결국 서진을 빼고 사랑했던 그녀도 죽고, 그 남편도 불구가 되고 그 남자도 구속된다. 그 상황에서 서진은 인생의 원점보다 자신이 살아있음에 행복해한다.

 

여자를 사랑한다는 주인공 남자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부분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봤다.

 

옥수수와 나

 

위대한 작품을 쓰고 싶어하는 작가가 자신의 아내와 불륜관계일지도 모르는 출판사의 사장과 손을 잡고 뉴욕에서 글을 쓴다. 어느 날 풀판사 사장의 안내가 뉴욕집에 들어닥친다. 그녀와 뜨거운 밤을 보내고 갑자기 미친듯이 글이 써진다. 열흘동안 잠도 자지 않고 사장의 아내와 사랑을 나누고 글을 쓰는 일을 반복한다. 그러다 사장이 나타나고 둘 다 죽을 위기에 처한다. 죽음 앞에서 작가는 갑자기 자신이 옥수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장 재밌게 쭉쭉 읽어내려갔다. 결말을 보고 정말 허무했다. 무슨 의도인지 궁금했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163쪽 "살인계획이라는 건 말야 이민하고 비슷한 것 같아. 한번 그쪽으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어" 이 부분은 늘 자유를 꿈꿔 어딘가로 가고 싶은 내 마음과 같아 적어봤다.

163쪽 "써나가보면 인물들이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돼버리거든요. "소설 속 인물이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살아서 움직인다는것은 책을 읽으며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다. 작가의 의도대로 써나가지는 게 아닌가보다.

슈트

 

지훈은 아버지의 유골을 찾아가라는 탐정의 연락을 받고 지인의 집에 머물게 된다. 유골을 찾아 가보니 자신과 같은 상황의 다른 남자가 유골을 찾으러 온다. 두 사람중 누가 진짜 아들인지 유전자 검사를 해야하는 상황이 된다.  친자가 밝혀지기 까지 유골을 누가 가져가냐를 두고 유품인 정장을 입어 누가 더 잘어울리는지 따져 잘 어울리는 사람이 가져가기로 한다. 지훈은 유골을 들고 지인의 집으로 돌아온다. 지훈이 아들이 아니라면 유골은 돌려주겠다고 하는데 그 정장은 갖고 싶어한다.

 

슈트...잘 모르겠다. 190쪽 우리는 모두 어떤 옷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사랑은 때로 매우 굳건하다. 옷은 나를 감출 수 있게 해준다. 감춰진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뜻일까?

 

최은지와 박인수

 

최은지라는 사원이 주인고 사장을 찾아온다. 자신이 임신을 했는데 회사에 남아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사장의 친구 박인수는 최은지를 개수작부리는 여자라고 바로 해고하라고 한다. 사장은 최은지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고 결국 박인수의 예언대로 구설수에 휘말리게 된다. 죽음을 앞둔 박인수는 첫 사랑을 만나고 싶어한다. 그 첫사랑은 인수가 사랑했지만 자신이 보잘 것 없다는 생각에 냉정하게 내쳐 끝난 사랑이었다. 사장은 박인수의 첫사랑을 만나게 도와준다. 사장은 자신에게 무례하게 군 직원을 해고하며 위선을 집어 던진다.

 

위선을 집어 던지는 부분이 가장 와 닿았다. 내 삶을 돌아본다. 내가 위선적으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신의 장난

 

어떤 이유도 모른채 여자 둘 남자 둘이 밀펜된 공간에 갇히게 된다. 공포와 권태의 방이다. 도저히 탈출 할 수 없다. 태준은 끊임없이 나갈 방법을 찾느라 방을 뒤진다. 강재는 계속해서 굳게 닫힌 철문을 돌진해 문을 부스려고 한다. 수진은 자신이 갇히게 된게 자신의 죄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죄를 생각한다 . 정은은 이 들 셋과 달리 나가고는 싶지만 방법일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나며 서로 갈등이 생긴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모두 실패한다. 수진은 울고 정은은 그녀를 다독여주고 태준은 다시 서성이고 강재는 철문으로 돌진하며 다시 그들의 일상이 시작되고 반복된다.

 

단편소설은 늘 읽고나서 오랫동안 생각하게 된다. 그 만큼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요즘 내 고민때문인지 신의 장난이 가장 끌렸다. 네명의 주인공들이 갇힌 공간에서 일상을 반복하며 보내는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에게 타인의 존재라는 것은 신의 장난일까? 마을에 살아야만 하는 내상황이 그들이 갇힌 방이고, 반복되는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난 늘 같은 방법으로 갈등을 피하거나 해결해보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주인공들의 모습같다. 지금도 갈등 중이고 계속해서 난 주인공들처럼 방법을 찾고 있다. 결국 답이 없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