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에밀리 브론테. 김종길 옮김
고등학교 시절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에 빠져 출판사별로 책을 사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에밀리 브론테와 자매라는 사실을 알고 <폭풍의 언덕>도 매우 기대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책이다.
지금 다시 보니 그 시절엔 그랬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슬픔이나 실연, 비극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지냈던 때였기때문에 이 사랑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이 가슴 아파서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에 뭔가 뜨거운 감정이 일어난다. 마치 폭풍처럼.
책을 끝까지 읽고 록우드씨가 처음 웨더링 하이츠에 방문한 날로 돌아가서 읽는데 한 글자 한 글자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머릿속에 드러시 크로스 저택과 웨더링 하이츠를 그려본다. 허허 벌판에 두 주택이 있을 것같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어린시절 자유롭게 자연속에서 뛰어 놀며 거침없는 성격으로 자란다. 둘은 서로 평생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 생각한다. 둘이 얼마나 절절히 사랑하는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 너무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러나 둘은 이어지지 못하고 캐서린은 에거서 린튼과 결혼한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의 아들과 강제로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그 아들도 일찍 죽고 히스클리프처럼 거칠게 자라난 캐서린의 이종사촌 헤어튼언쇼와 캐서린은 사랑에 빠진다. 마치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못다한 사랑을 헤어트언쇼과 캐서린 린튼이 이루는 것 같다. 한평생을 캐서린만을 사랑하고 죽어서까지 서로 사랑하는 히스클리프의 사랑이 절절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