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맨 -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소설, 조동섭 옮김.
주인공 조지는 50대 교수이고, 동반자였던 짐이 사고로 죽은 뒤 혼자 살고 있는 동성애자이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로 출근하여 강의를 하고, 친구 샬럿과 저녁 식사를 하고 헤어진 후 바에서 제자를 만나 같이 수영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든 이야기, 하루의 이야기이다. 저자 역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동성애자 인권 운동에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이다. 책을 읽는 동안 동성애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내가 가지고 있던 호기심이 충족되는 재미가 있었다. 소수집단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71쪽 " 그리고 우리가 소수집단을 좋아하지 않거나 미워한다고 인정하는 것이, 가짜 자유주의적 감상주의로 우리 감정을 속이는 것보다 낫습니다. 우리가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하면, 안전밸브가 생깁니다. 안전밸브가 있으면, 실제로 박해를 덜 하게 됩니다."
"박해하는 다수는 극도로 나쁘기 때문에, 그러므로 박해받는 소수는 흠 없이 순수해야 한다고. 이것이 얼마나 당찮은 말인지 모르겠나요? 악한이 더 나쁜 악한에게 박해받지 않도록 막는 것은요? "
또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부분에 줄을 열심히 그었다.
경험이 쓸모가 있을까? 경험은 정말 중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이 경험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작가는 무슨말을 하는지 너무 궁금했다. 165쪽 " 내 경우에는, 무엇에도 전혀 현명해지지 않았어. 내가 이런저런 일들을 겪은 건 사실이지. 그런 일을 다시 마주하면, 혼잣말을 하겠지. '또 나타났군.' 그래도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아. 내 견해로는, 나 개인적으로는, 나는 게속 점점 더 철없고 또 철없고 또 철없어져. 그게 사실이야." 166쪽 "내 말은, 경험을 활용할 수 없다는 뜻일 뿐이야. 활용하려 하지만 않으면, 다시 말해서, 어떤 일에 마주해서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게 경이로울 수 있지--"
소설이 좀 특히한 편이다. 다시 한 번 더 읽고 싶은 소설이다. 내년에 다시 읽고 내 느낌을 적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