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상실의 시대(원제: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유유정옮김.

시간은신 2018. 11. 30. 10:04

 

서른 살에 이 책을 읽었을 때 나에겐 두꺼운 소설이었고, 유명한 책이라고 하는데 어는 부분때문에 사람들이 이 저자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마흔이 넘어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우선 책이 너무 편하게 읽히고, 10년 전에 느끼지 못했던 재미들이 여기 저기 너무 많이 들어있었다.

삶과 죽음, 젊은이들의 우정과 사랑, 그들의 아픔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전혀 두꺼운 책이 아니었다.

와타나베, 기즈키, 나오코, 미도리, 돌격대, 나가사와선배, 리츠코, 하쓰미는 나와는 다른 20대를 보낸 사람들이다.

17살에 벌써 죽음이 삶에 들어온 와타나베를 내가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을까? 나이 마흔인 난 아직도 죽음을 내 공간에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나오코는 13살에 언니의 자살을 처음 목겨하고, 자신과 동일시 해온 기즈키마저 자살한 후 얼마나 아팠을 지 상상할 수 없다. 결국 나오코는 자살을 선택한다. 돌격대는 왜 갑자기 학교로 돌아오지 못했을까? 마음이 쓰인다. 나가사와와 하쓰미의 관계에서 나를 보게 되었다. 하쓰미가 쉽게 나가사와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이해된다. 나가사와가 하쓰미에게 많은 상처를 주지만 하쓰미는 나가사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안다. 그리고 리츠코는 나오코의 남은 희망처럼 느껴졌다. 리츠코가 잘 살아가는게 마치 나오코가 잘 살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가장 현실적인, 가장 긍적적인 미도리의 등장으로 조금 숨이 쉴만해진다.

 

솔직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이들의 삶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한 소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이렇게 자신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게 나로선 쉽지 않을 것 같다. 다 표현하고 다 말해보고 싶다.